반려동물이 사람 말을 단순히 소리로만 듣는 것인지 아니면 말 뜻을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시지 않으신가요? 목욕이나 산책 등의 특정 단어에 대해 척척 알아듣는 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진짜 말 뜻을 이해하는 건지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그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리를 넘어서 의미를 이해하는 반려동물
보호자가 반려동물에게 말을 걸 때, 단지 음성 자극에 반응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진짜로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까요?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개와 고양이는 점차 사람의 언어 패턴과 감정의 억양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해 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단어, 억양, 감정 톤에 대한 반려동물의 이해 능력을 실험한 내용을 통해 그들의 언어 인식 능력을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단어 인식과 억양 반응 실험 구성
실험은 반려견 6마리, 반려묘 4마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보호자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낯선 단어, 그리고 동일한 단어를 다른 억양으로 전달했을 때의 반응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실험은 세 가지 요소, 즉 ‘단어의 의미’, ‘감정의 억양’, ‘말하는 사람의 정체’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습니다.
반려견은 평소 자주 듣던 “산책”, “간식”, “기다려” 같은 단어에 높은 반응을 보였으며, 단어 자체만으로도 행동을 유도하는 데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동일한 단어라도 부정적인 억양(예: 화난 톤)으로 말했을 경우 반응이 지연되거나 고개를 갸우뚱하는 등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례가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는 개가 단어의 음성과 억양을 분리하여 처리한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고양이의 경우에는 사람의 억양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단어 자체보다는 평소 들었던 목소리의 감정 톤, 말하는 사람의 친숙도에 따라 반응의 강도가 달라졌습니다. 특히 높은 음조나 부드러운 억양은 긍정적 반응을 유도했으며, 명확한 단어보다 감정적 분위기에 따라 반응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이는 고양이가 단어보다는 사람의 감정과 분위기를 읽는 데 더 능하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뇌파 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개의 경우 특정 단어를 들었을 때 전두엽 부위에서 주파수 변동이 증가했으며, 이는 언어 처리의 초기 반응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고양이는 억양 변화에 따라 편도체 및 청각 피질의 반응이 달라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종마다 언어 자극에 대해 처리하는 방식이 다름을 의미합니다.
마무리
이번 실험은 반려동물이 단지 소리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단어와 억양의 차이를 구분하고, 사람의 감정을 일부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개는 단어 자체의 반복 학습을 통해 의미를 유추하고, 고양이는 억양과 분위기에서 의도를 파악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반응자가 아닌 감정적 교감을 형성하는 존재입니다. 보호자는 반려동물에게 말을 걸 때 단어 선택뿐 아니라 목소리의 감정 표현에도 주의를 기울인다면 더욱 깊은 소통이 가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