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왜 그렇게 높은 곳을 좋아할까요?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냉장고 위, 옷장 위, 창틀, 캣타워 꼭대기 등 생각지도 못한 높은 곳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마치 세상을 내려다보는 작은 제왕처럼 그 자리를 고수하죠. 그렇다면 왜 고양이는 그렇게 높은 곳을 선호하는 걸까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본능과 생존 전략이 담긴 행동입니다.
야생 본능에서 비롯된 습성
고양이는 본래 사냥꾼이자, 작은 육식 동물로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주변을 관찰하고 위협으로부터 몸을 지켜야 했습니다. 높은 곳은 주변을 넓게 조망할 수 있기 때문에 포식자를 빨리 발견하고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전략적 장소가 됩니다. 또한 사냥감을 노릴 때도 위에서 조용히 관찰하며 기회를 엿볼 수 있지요. 이런 이유로 고양이는 유전적으로 ‘높은 곳에 오르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높은 곳은 고양이에게 ‘안전지대’
고양이에게 높은 곳은 단순히 시야 확보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주변의 소음, 다른 반려동물, 낯선 사람 등으로부터 벗어나 조용히 쉴 수 있는 안전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가려는 행동을 보입니다. 이 공간은 자신만의 휴식처이자,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피난처입니다.
고양이 사회에서의 위계 표현
고양이들 사이에서는 높은 위치에 올라가는 것이 일종의 '우위 표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묘가정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더 자신감 있고 지배적인 고양이가 캣타워 최상층이나 높은 선반을 차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열을 조용히 나타내는 방식이기도 하죠.
놀이의 일부
고양이들은 높이 오르는 자체를 즐기기도 합니다. 점프력과 균형감각이 뛰어난 고양이에게 ‘오르기’는 놀이이자 운동입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다시 올라가는 행동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자연스러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캣타워나 선반을 배치해 주는 것은 신체적·정서적 건강에 유익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셈입니다.
가정에서 주의할 점은?
고양이의 높은 곳 선호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가정 내에서는 안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 창문 옆 높은 곳에 오를 경우, 방충망 파손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 취약한 가구 위는 무너질 수 있으므로 단단한 고정이 필요합니다.
- 무거운 물건이 위에 올려져 있다면 고양이의 점프로 떨어질 수 있어 위험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고양이가 안전하게 오를 수 있는 구조물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으며
고양이가 높은 곳을 좋아하는 것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야생 본능과 생존 전략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이 습성을 존중하고 이해해 주는 것이 반려묘와의 관계를 더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첫걸음입니다. 집 안에 안전한 높이를 제공해 고양이가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세요. 그곳은 고양이에게 세상을 내려다보는 가장 아늑한 자리일지도 모릅니다.